빛바랜 뮬리
산골어부
축제가 끝난 공원.
빛바랜 뮬리는
보푸라기를 날리며
차디찬 겨울을 부른다.
계절의 길목에서 핀
때늦은 후회는
아픔도 슬픔도 아닌
아쉬움과 그리움이다.
계절이 그리운 이에게는
빛바랜 추억도 아름답다.
햇살이 그리운 이에게는
반짝이는 이슬도 반갑다.
지난 시절이 그리운 것은
추억이 아니라 미련일께다.
떠난 사람이 그리운 것은
사랑이 아니라 연민일께다.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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