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구름처럼 바람처럼

초식과 채식

산골어부 2024. 10. 20. 22:38

 

초식과 채식

 
                                      산골어부
 
텃밭에 앉아서
잡초를 뽑는다.
야속한 벌레는 
채소를 뜯는다.
신념도 아닌데,
왜 잡초를 거부할까?
 
곤충이라는 벌레는
채소를 기르지도 않지만
아무거나 먹지도 않는다.
배우지 않은 원숭이도
좋아하는 것을 골라 먹는다.
 
벌레는 비건도 아닌데,
촌놈인 나보다 똑똑하다. 

잡식을 하는 인간.
제초가 아닌 풀 뽑기.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은
아집보다는 공존일께다.
 
풀 뽑기는 끝났다.
벌레와의 싸움도 끝났다.
겨울이 오면
생존이 아닌 휴면이다.
하지만 새봄이 더 두렵다.
 
                               202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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