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과 채식
산골어부
텃밭에 앉아서
잡초를 뽑는다.
야속한 벌레는
채소를 뜯는다.
신념도 아닌데,
왜 잡초를 거부할까?
곤충이라는 벌레는
채소를 기르지도 않지만
아무거나 먹지도 않는다.
배우지 않은 원숭이도
좋아하는 것을 골라 먹는다.
벌레는 비건도 아닌데,
촌놈인 나보다 똑똑하다.
잡식을 하는 인간.
제초가 아닌 풀 뽑기.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은
아집보다는 공존일께다.
풀 뽑기는 끝났다.
벌레와의 싸움도 끝났다.
겨울이 오면
생존이 아닌 휴면이다.
하지만 새봄이 더 두렵다.
2024.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