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구름처럼 바람처럼

척하지 마라

산골어부 2024. 10. 9. 10:38

 

 

 척하지 마라

 

                                     산골어부

 

곤(鯤)과 붕(鵬)이

아득히 멀리 있어서도

물고기와 새처럼 보인다.

 

텃밭에 노니는 나비는

보일 듯 말 듯 오갈지라도

햇살과 이슬을 찾는다.

 

생각 없는 벌레가

아무리 작더라도

그저 살려고 애를 쓴다.

 

애벌레가 곤(鯤)이 되면

있다고도 하지 말고

없다고도 하지 말라.

 

나비가 붕(鵬)이 되면

아는 만큼 커지고

생각한 만큼 작아진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봉황이 될 씨앗도

그저 자질구레할 뿐이다.

 

                                          2024.  10.   9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편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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