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사문화권에 대하여
고대역사문화권이란 무엇일까 ? 고조선이 멸망한 후에 삼한과 삼국으로 정립되었던 우리나라의 고대사에서 중원역사문화권과 예맥역사문화권은 어디에 속할까 ? 백제와 신라와 고구려 역사문화권이란 또 무엇일까 ? 중원, 예맥이란 한강의 고대역사문화권에서 무엇이 다를까 ? 가야, 마한, 탐라를 포함하면 고대 사국 또는 고대 오국도 아닌 고대 팔국사를 써야 할 판이다. 삼한의 역사도 없는데, 이름만 남긴 78개 국사는 어떨까 ? 참으로 해괴한 분류가 아닐 수 없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서에 나타난 기록도 마찬가지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한국사를 찾는 바보들도 있지만, 그는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기록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고대사는 아직까지도 정립 되질 않아서 고대문화권이란 분류조차도 혼란스럽다. 고대 삼국으로 정립된 고구려, 백제, 신라는 김부식의 삼국사기 덕분에 전설 같은 이야기가 남아 있지만, 국가로 정립되지 못한 고대 소국들은 유적지나 유물의 발굴조사에 따라 지역사가 아닌 국사로 변질된다. 특히 유적지보다 골동품을 우선 시했던 법제도와 문화정책에서 왕릉급 무덤이나 위세품이 발굴될 때마다 오류와 왜곡을 반복한다. 고대 역사문화권 분류에 따른 국립문화재연구소나 국립박물관의 건립 문제는 역사인식보다는 정치논리와 연관되어 있으며, 한국의 고대사가 정립되지 못하는 것도 교육부 소관의 국사편찬위원회 등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법체계에 따른 획일적인 조직과 행정은 고대 역사보다는 근. 현대사와 정치논리를 더 중시하고 있을 뿐이다.
얼마 전에 춘천 중도 유적지와 국립 춘천박물관을 다녀온 후에 삼국사기의 기록을 더듬으며 "맥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려 봤었다. 맥국은 북한강을 거점으로 한 원삼국 초기에 등장하는 소국이다. 중도 유적지는 기원전 1천여 년 전인 고조선 시대부터 원삼국 시대까지 이어지는 유적지로 신라의 월성과 백제의 한성을 뛰어넘는 고대 유적이지만, 삼국이 고대국가로 정립된 후에는 그 지역적 특징이 사라져버린다. 춘천의 중도 유적지는 왜 사라졌을까 ? 바보 같은 정치와 개발논리에 소중한 유적지가 훼손되어 사라진 것이다. 북한강과 비슷한 역사성을 띤 남한강에도 춘천 중도 레고랜드와 유사한 충주 라이트 월드가 있다가 사라졌고, 탄금호 조정경기장 조성으로 발굴조사 후 사라진 탑평리 고대도시 유적지도 있었다. 그리고, 충주 호암동 스포츠타운 건립으로 발굴된 충주 호암동 청동기 유물은 국립 충주박물관이 건립되면 청동기시대의 전시관 중앙에 자리하겠지만, 무덤의 주인은 물론 지배세력조차도 모르기에 중원의 고대사를 대변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원역사문화권의 고대사는 유적도 기록도 거의 없다. 중원의 고대사는 광개토대왕비와 중원고구려비와 단양 신라적성비로 이어지는 삼국시대의 전쟁사로 5세기 이후에 나타난다. 어쩌면 고구려 문화권과 예맥 문화권에서 예맥과 진한 등이 정립되지 못하면 중원의 고대사는 무주공산의 불모지 역사를 지니게 된다. 마한과 탐라 문화권도 마찬가지다. 마한과 탐라는 서로 다른 문화권이지만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에서는 혼란만 주고 있다.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의 문화는 독특하다. 마한에 속한다고 볼 수도 없고, 탐라(섬나라) 문화라고 하기에도 문제가 따른다. 왜 그럴까 ? 이는 민족과 국가라는 잘못된 정의 때문이다. 국가로 정립되지 못하면 국가가 아닌 것처럼, 다른 종족의 역사도 우리의 역사가 아닌 것이다. 산천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민족과 국가란 정의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역사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중원역사문화권에 대하여
중원역사문화권은 삼한 중 어디에 속할까 ? 삼한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78개 소국은 오늘날의 국가라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유적이나 발굴조사에서 금동제만 나오면 소국으로 추정해 버린다. 공주와 부여는 삼국시대 말기에 있었던 백제의 수도였지만, 김해와 나주와 비교하면 고고학적 가치는 떨어진다. 한성백제의 역사는 한강유역이지만, 고구려와 신라가 지배하고, 고려와 조선이 통치하면서 중원의 고대사가 사라진 느낌이다.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쓰면서 삼한 시대의 소국들을 쓰지 않은 것은 신라, 고구려, 백제의 왕권과 역사 체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신라 시대의 최치원도 삼한시대의 기록이 미미하기에 옛이야기를 쓰면서도 의문을 남긴다.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도 마찬가지다. 고려시대의 역사서나 조선시대의 역사서도 마찬가지이며, 오늘날의 역사서도 마찬가지다. 역사는 모든 것을 기록하지도 않지만, 기록을 남겨도 역사는 사라지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서와 비문에 나타난 기록들도 단편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그 단편적인 이야기의 논쟁은 천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유물이 출토되면 역사학계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까지 뛰어들어 호들갑을 떨지만, 5세기 이후에는 독자적인 소국이 아니라, 대부분이 중앙의 왕족이나 귀족들의 위세품들이다. 근현대사인 일제강점기는 36년이다.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친일문제와 정부 수립의 정통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났던 민주화 운동을 천년 후에는 무어라고 평가할까 ? 어쩌면 역사서에도 없는 아주 미미한 시빗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 시황제의 통치기간은 얼마나 될까 ? 기원전의 역사임에도 일제강점기와 비슷한 36년이다. 수. 당 시대에서 수나라도 38년에 불과하다. 백제의 역사에서 공주와 부여시대는 얼마나 될까 ? 한성백제시대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역사일 뿐이다. 우리의 고대사는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수백 년의 역사를 땅 속에 묻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고대사가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기록은 없어도 유적과 유물은 땅 속에 있다. 유적지보다는 유물인 국보와 보물을 더 중시하기에 수많은 유적지들이 파괴되어 사라졌고, 유물인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도 국가와 정권의 멸망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오늘날에도 유적지는 유물만 남기도 사라져 간다. 유물을 보존한 박물관이나 전시관은 얼마나 존치하고 있을까 ? 아마도 수백년이 흐른 후에는 거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다.
중원역사문화권은 지배세력과 소국명도 없는 정체불명의 고대문화권인가 ?
원삼국시대에 충주는 누가 지배했을까 ? 고려시대 일연이 쓴 삼국유사 기이 편에 나타난 "예왕의 도장." 덕분에 강릉시는 "예국"이 되었으며, 춘천은 삼국사기 지리편에서 "맥국"이 된다. 그 외에도 예맥, 한예, 말갈 등 수많은 세력들이 역사서에 나타난다, 삼한시대의 마한 54개국, 진한 12국, 변한 12국의 위치비정에서 소국들은 한강의 상류인 남한강과 북한강과 동해안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위치비정이라는 것이 추론에 불과하지만, 춘천과 충주가 삼한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백제와 신라의 건국 과정에서 예맥과 말갈은 끊임없이 존재하고 충돌한다. 이 기록은 광개토대왕이 삼한을 정벌하면서 사라진다. 또한 백제와 신라의 건립과정에서도 가야와 왜도 끊임없이 존재하고 충돌하지만 백제의 멸망과 더불어 사라진다. 하지만, 향토사의 근원이라는 뿌리에 대한 지역적 정서는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충주의 고대사는 지배세력과 소국명도 없다. 충주역사의 고대문화는 조선시대의 작은 읍성인 충주성과 더불어 삼국사기에 기록된 국원성과 중원경만 이야기하고 있다. 충주에 관련된 원삼국시대의 기록은 고려 때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 나타난 옛 지명인 낭자곡성, 미을성, 탁장성, 완장성, 국원성이라는 지명뿐이다. 그리고,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비에는 삼한을 속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고, 충주고구려비에는 충주가 신라의 옛땅이었는데, 고구려가 점령했다는 것과 단양 신라 적성비에는 신라가 남한강을 지배했다는 것이다. 충주의 고대사는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 덕분에 국원성의 역사가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충주의 고대사는 정말로 무주공산의 불모지일까 ? 중원의 고대역사가 없이 어떻게 신라와 가야의 역사가 존재할 수 있을까 ? 탄금대에 올라 남한강을 바라보며 서해바다를 떠올려본다. 남한강의 물길 속에 흐르는 역사가 중원의 역사인 것이다. 한강유역의 고대역사는 역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전쟁사로 인하여 유적들이 파괴되고 기록들이 사라진 것이다.
[참고자료]
국립중앙박물관 및 산하 박물관
- 국립고궁박물관
- 국립공주박물관
- 국립광주박물관
- 국립경주박물관
- 국립김해박물관
- 국립나주박물관
- 국립대구박물관
- 국립부여박물관
-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 국립전주박물관
- 국립제주박물관
- 국립진주박물관
- 국립청주박물관
- 국립춘천박물관
- 국립등대박물관
- 국립민속박물관
- 국립해양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원 및 산하 연구소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 약칭: 역사문화권정비법 )
[시행 2022. 7. 19.] [법률 제18776호, 2022. 1. 18., 일부개정]
제1장 총칙
제1조(목적) 이 법은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문화권과 그 문화권별 문화유산을 연구ㆍ조사하고 발굴ㆍ복원하여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22. 1. 18.>
1. “역사문화권”이란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형ㆍ무형 유산의 생산 및 축적을 통해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ㆍ발전시켜 온 권역으로 현재 문헌기록과 유적ㆍ유물을 통해 밝혀진 다음 각 목의 권역을 말한다.
가. 고구려역사문화권: 서울, 경기, 충북지역 등을 중심으로 고구려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나. 백제역사문화권: 서울, 경기, 충청,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백제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다. 신라역사문화권: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신라와 통일 신라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라. 가야역사문화권: 경남, 경북, 부산, 전남,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가야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마. 마한역사문화권: 충청, 광주, 전남,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마한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바. 탐라역사문화권: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탐라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사. 중원역사문화권: 충북, 강원, 경북,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고구려ㆍ백제ㆍ신라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아. 예맥역사문화권: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예맥 시대의 유적ㆍ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2. “역사문화환경”이란 역사문화권의 생성ㆍ발전의 배경이 되는 자연환경과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유형ㆍ무형 유산 등 역사문화권을 구성하는 일체의 요소를 말한다.
3. “역사문화권정비사업”이란 역사문화환경을 조사ㆍ연구ㆍ발굴ㆍ복원ㆍ보존ㆍ정비 및 육성함으로써 지역의 문화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을 말한다.
4. “역사문화권정비구역”이란 역사문화권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제14조에 따라 지정ㆍ고시된 지역을 말한다
충주 종합스포츠타운 조성공사 부지 내 충주 호암동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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