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가 필 때면
산골어부
상사화가 필 때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애절함에 젖은 꽃말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만남"일까 ?
견우와 직녀는
수억만 년을 만났다는데.
우리는 며칠이나 만났을까 ?
상사화 !
이른 봄날에 돋아난 새싹과
뜨거운 여름날에 피어난 꽃.
보이지 않는 세계.
서로는 볼 수 없는 운명일까 ?
하지만, 보이지 않는 인연은
촉촉한 흙 속에서 여문다.
상사화가 필 때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그리움.
해마다 피는 연분홍은
한여름밤의 꿈처럼
장독대 아래에 머문다.
2022.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