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말은 밥
산골어부
엄니밥상을 차린다.
모시지 못하기에
따뜻한 밥 한 끼 대신에
물 말은 밥을 올린다.
딱딱하게 굳은 찬밥은
며칠이나 지났을까 ?
그리고, 아까운 음식들이
시골집 냉장고에 가득하다.
다녀간 자식들마다
정성을 드린 것들인데.
유통기한이 지난 것도 있고,
밥상에 오르지 못한 것도 있다.
물 말은 찬밥보다는
펄펄 끓인 라면은 어떨까 ?
엄니는 물 말은 밥보다는
내 새끼 얼굴만 봐도 좋으시단다.
2024.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