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구름처럼 바람처럼

물 말은 밥

산골어부 2024. 5. 23. 16:54

 

물 말은 밥

 

                                 산골어부

 

엄니밥상을 차린다.

모시지 못하기에

따뜻한 밥 한 끼 대신에

물 말은 밥을 올린다.

 

딱딱하게 굳은 찬밥은 

며칠이나 지났을까 ? 

그리고, 아까운 음식들이

시골집 냉장고에 가득하다.

 

다녀간 자식들마다

정성을 드린 것들인데.

유통기한이 지난 것도 있고,

밥상에 오르지 못한 것도 있다.

 

물 말은 찬밥보다는

펄펄 끓인 라면은 어떨까 ?

엄니는 물 말은 밥보다는

내 새끼 얼굴만 봐도 좋으시단다.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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