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삶과 담소/추억과 생각

계절을 시샘하는 사람들

산골어부 2021. 3. 1. 20:50

계절을 시샘하는 사람들

 

                                         산골어부

 

봄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오는 봄을 더 기다린다.

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는 봄을 그저 즐기지만,

봄을 시샘하는 사람들은

때가 되면 오는 봄을

더 빨리 보고파서

따뜻한 온실에서 바라본다.

 

봄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가는 겨울도 더 미워한다.

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마냥 즐겼지만,

봄을 시샘하는 사람들은

소한도 아닌 꽃샘추위를

먼-눈치로 역겨워한다.

 

순응하는 사람들은

그저 오는대로 즐긴다.

역행하는 사람들은

몸으로 느끼지 않고,

상상으로 계절을 노래한다.

거실창에 비친 봄은 외롭지만,

자연은 늘 대지에서 춤춘다.

 

농부는 때마다

뿌리고 거두지만,

계절을 시샘하는 사람들

철마다 변해가는 풍경을

자화상처럼 자랑스럽게 남긴다.

계절을 사등분으로 나눌지라도

촌부는 24절기도 잊고 살아간다.

 

                                         2021. 3. 1

 

지금도 봄비는 내린다.

하지만, 산에는 눈이 내리고,

내일은 꽃샘추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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