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석자
산골어부
이름을 불러본다.
목놓아 불러도
의미없는 이름이지만,
부모님이 주셨기에
그 이름을 걸고 살아간다.
이름 석자가
때로는 자랑스럽고,
때로는 부끄럽기도 하지만,
때가 되면 이름뿐만 아니라,
흔적까지도 지우고 싶다.
외톨이 이름.
돌림을 뗀 이름이
표상은 아니겠지만,
기억 속에 이름도
흔적 없이 사라질께다.
먼 산에 돌을 던지며,
넋 빠진 바보처럼 웃는다.
낙서(落書)한 하늘을 보며,
순진한 바보처럼
이름 석자도 잊는다.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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