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國遺事(삼국유사) 빈막에서(https://hwalove.tistory.com/)
103 元曉不羈(원효불기)
聖師元曉(성사원효) : 성사(聖師) 원효(元曉)의
俗姓薛氏(속성설씨) : 속성(俗姓)은 설씨(薛氏)이다.
祖仍皮公(조잉피공) : 조부는 잉피공(仍皮公)
亦云赤大公(역운적대공) : 또는 적대공(赤大公)이라고도 하는데
今赤大淵側有仍皮公廟(금적대연측유잉피공묘) : 지금 적대연(赤大淵) 옆에 잉피공의 사당이 있다.
父談捺乃末(부담날내말) : 아버지는 담날내말(談捺乃末)이다.
初示生于押梁郡南(초시생우압량군남) : 원효는 처음에 압량군(押梁郡)의 남쪽
今章山郡(금장산군) : 지금의 장산군章山郡
佛地村北(불지촌배) : 불지촌(佛地村) 북쪽
栗谷娑羅樹下(률곡사나수하) : 율곡(栗谷)의 사라수밑에서 태어났다.
村名佛地(촌명불지) : 그 마을의 이름은 불지(佛地)인데
或作發智村(혹작발지촌) : 혹은 발지촌이라고도 한다.
俚云弗等乙村(리운불등을촌) : 發智村 속언에 불등을촌이라 한다.
娑羅樹者(사나수자) : 사라수란 것을
諺云(언운) : 속언에 이렇게 말한다.
師之家本住此谷西南(사지가본주차곡서남) : "스님의 집이 본래 이 골짜기 서남쪽에 있었다.
母旣娠而月滿(모기신이월만) : 그 어머니가 태기가 있어 이미 만삭인데,
適過此谷栗樹下(적과차곡률수하) : 마침 이 골짜기에 있는 밤나무 밑을 지나다가
忽分産(홀분산) : 갑자기 해산하였으므로
而倉皇不能歸家(이창황부능귀가) : 몹시 급한 때문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且以夫衣掛樹(차이부의괘수) : 남편의 옷을 나무에 걸고
而寢處其中(이침처기중) : 그 속에서 지냈기 때문에
因號樹曰娑羅樹(인호수왈사나수) : 이 나무를 사라수라 했다."
其樹之實亦異於常(기수지실역리어상) : 그 나무의 열매가 또한 이상하여
至今稱娑羅栗(지금칭사나률) : 지금도 사라율(裟羅栗)이라 한다.
古傳(고전) : 예로부터 전하기를,
昔有主寺者(석유주사자) : 옛적에 절을 주관하는 자가
給寺奴一人(급사노일인) : 절의 종 한 사람에게
一夕饌栗二枚(일석찬률이매) : 하루 저녁 끼니로 밤 두 알씩을 주었다.
奴訟于官(노송우관) : 종이 적다고 관청에 호소하자
官吏怪之(관리괴지) : 관리는 괴상히 여겨
取栗檢之(취률검지) : 그 밤을 가져다가 조사해 보았더니
一枚盈一鉢(일매영일발) : 한 알이 바리 하나에 가득 차므로
乃反自判給一枚(내반자판급일매) : 도리어 한 알씩만 주라고 판결했다.
故因名栗谷(고인명률곡) : 이런 이유로 율곡(栗谷)이라고 했다.
師旣出家(사기출가) : 스님은 이미 중이 되자
捨其宅爲寺(사기댁위사) : 그 집을 희사(喜捨)해서 절로 삼고
名初開(명초개) : 이름을 초개사(初開寺)라고 했다.
樹之旁置寺曰娑羅(수지방치사왈사나) : 또 사라수 곁에 절을 세우고 사라사(裟羅寺)라고 했다.
師之行狀云(사지항상운) : 스님의 행장(行狀)에 이르기를
是京師人(시경사인) : 서울 사람이라고 했으나
從祖考也(종조고야) : 이것은 조부가 살던 곳을 따른 것이고
唐僧傳云(당승전운) : <당승전(唐僧傳)>에 이르기를
本下湘州之人(본하상주지인) : 본래 하상주(下湘州) 사람이라고 했다.
按麟德二年間(안린덕이년간) : 상고해 보건대, 인덕(麟德) 2년 사이에
文武王割上州下州之地(문무왕할상주하주지지) : 문무왕(文武王)이 상주(上州)와 하주(下州)의 땅을 나누어
置歃良州(치삽량주) : 삽량주)를 두었는데
則下州乃今之昌寧郡也(칙하주내금지창녕군야) : 하주는 곧 지금의 창령군(昌寧郡)이요,
押梁郡本下州之屬縣(압량군본하주지속현) : 압량군(押梁郡)은 본래 하주의 속현(屬縣)이다.
上州則今尙州(상주칙금상주) : 상주는 지금의 상주(尙州)이니
亦作湘州也(역작상주야) : 상주(湘州)라고도 한다.
佛地村今屬慈仁縣(불지촌금속자인현) : 불지촌은 지금 자인현(慈仁縣)에 속해 있으니,
則乃押梁之所分開也(칙내압량지소분개야) : 바로 압량군에서 나뉜 곳이다.
師生小名誓幢(사생소명서당) : 스님의 아명(兒名)은 서당(誓幢)이요,
第名新幢(제명신당) : 또 한 가지 이름은 신당이다.
幢者俗云毛也(당자속운모야) : 新幢 당은 우리말로 모라고 한다.
初母夢流星入懷(초모몽류성입회) : 처음에 어머니 꿈에 유성(流星)이 품 속으로 들어오더니
因而有娠(인이유신) : 이내 태기가 있었으며,
及將産(급장산) : 장차 해산하려 할 때는
有五色雲覆地(유오색운복지) : 오색 구름이 땅을 덮었으니,
眞平王三十九年(진평왕삼십구년) : 진평왕(眞平王) 39년
大業十三年丁丑歲也(대업십삼년정축세야) : 대업(大業) 13년 정축(617)이었다.
生而穎異(생이영리) : 나면서부터 총명하고 남보다 뛰어나서
學不從師(학부종사) : 스승을 따라 배울 것이 없었다.
其遊方始末(기유방시말) : 그의 유방(遊方)의 시말(始末)과
弘通茂跡(홍통무적) : 불교를 널리 편 큰 업적들은
具載唐傳與行狀(구재당전여항상) : <당승전(唐僧傳)>과 그의 행장에 자세히 실려있으므로
不可具載(부가구재) : 여기에는 모두 싣지 않고
唯鄕傳所記有一二段異事(유향전소기유일이단리사) : 오직 향전(鄕傳)에 있는 한두 가지 이상한 일만을 기록한다.
師嘗一日風顚唱街云(사상일일풍전창가운) : 스님이 일찍이 어느날 풍전(風顚)을 하여 거리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를 불렀다.
誰許沒柯斧(수허몰가부) : 그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내게 빌리겠는가.
我斫支天柱(아작지천주) : 나는 하늘 떠받칠 기둥을 찍으리.
人皆未喩(인개미유) : 사람들이 아무도 그 노래의 뜻을 알지 못했다.
時太宗聞之曰(시태종문지왈) : 이때 태종(太宗)이 이 노래를 듣고 말했다.
此師殆欲得貴婦(차사태욕득귀부) : "이 스님은 필경 귀부인(貴婦人)을 얻어서
産賢子之謂爾(산현자지위이) : 귀한 아들을 낳고자 하는구나.
國有大賢(국유대현) : 나라에 큰 현인(賢人)이 있으면
利莫大焉(리막대언) :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하였다
時瑤石宮(시요석궁) : 이때 요석궁에
今學院是也(금학원시야) : 瑤石宮 지금의 학원이 이것이다.
有寡公主(유과공주) : 과부 공주(公主)가 있었는데
勅宮吏覓曉引入(칙궁리멱효인입) : 왕이 궁리(宮吏)에게 명하여 원효(元曉)를 찾아 데려가라 했다.
宮吏奉勅將求之(궁리봉칙장구지) : 궁리가 명령을 받들어 원효를 찾으니,
已自南山來過蚊川橋(이자남산내과문천교) : 그는 이미 남산(南山)에서 내려와 문천교를 지나다가
沙川俗云牟川(사천속운모천) : 蚊川橋 사천을 속담에는 모천,
又蚊川(우문천) : 또는 문천이라 한다.
又橋名楡橋也(우교명유교야) : 또 다리 이름을 유교라 한다.
遇之(우지) : 그를 만났다.
佯墮水中濕衣袴(양타수중습의고) : 일부러 물에 빠져서 옷을 적셨다.
吏引師於宮(리인사어궁) : 궁리가 원효를 궁에 데리고 가서
褫衣曬㫰(치의쇄랑) : 옷을 말리고
因留宿焉(인류숙언) : 그곳에 쉬게 했다.
公主果有娠(공주과유신) : 공주는 과연 태기가 있더니
生薛聰(생설총) : 설총(薛聰)을 낳았다.
聰生而睿敏(총생이예민) : 설총은 나면서부터 지혜롭고 민첩하여
博通經史(박통경사) : 경서(經書)와 역사에 널리 통달하니
新羅十賢中一也(신나십현중일야) : 신라 10현(賢) 중의 한 사람이다.
以方音通會華夷方俗物名(이방음통회화이방속물명) : 방언(方言)으로 중국과 외이(外夷)의 각 지방 풍속과 물건 이름 등에도 통달하여
訓解六經文學(훈해륙경문학) : 육경(六經)과 문학(文學)을 훈해(訓解)했으니,
至今海東業明經者(지금해동업명경자) : 지금도 우리 나라에서 명경(明經)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이
傳受不絶(전수부절) : 이를 전수(傳受)해서 끊이지 않는다.
曉旣失戒生聰(효기실계생총) : 원효는 이미 계(戒)를 잃어 총(聰)을 낳은 후로는
已後易俗服(이후역속복) : 속인(俗人)의 옷으로 바꾸어 입고
自號小姓居士(자호소성거사) : 스스로 소성거사(小姓居士)라고 이름했다.
偶得優人舞弄大瓠(우득우인무농대호) : 그는 우연히 광대들이 가지고 노는 큰 박을 얻었는데
其狀瑰奇(기상괴기) : 그 모양이 괴상했다.
因其形製爲道具(인기형제위도구) : 원효는 그 모양을 따라서 도구(道具)를 만들어
以華嚴經一切無㝵人(이화엄경일절무애인) : <화엄경(華嚴經)> 속에 말한, "일체의 무애인은
一道出生死(일도출생사) : 한결같이 죽고 사는 것을 벗어난다"는 문구를 따서
命名曰無㝵(명명왈무애) : 이름을 무애(無애)라 하고
仍作歌流于世(잉작가류우세) : 계속하여 노래를 지어 세상에 퍼뜨렸다.
嘗持此(상지차) : 어느날 이 도구를 가지고
千村萬落且歌且舞(천촌만낙차가차무) : 수많은 마을에서 노래하고 춤추면서
化詠而歸(화영이귀) : 교화(敎化)시키고 읊다가 돌아오니,
使桑樞瓮牖玃猴之輩(사상추옹유확후지배) : 이 때문에 상추분유 확후의 무리들로 하여금
皆識佛陁之號(개식불타지호) : 모두 부처의 이름을 알고,
咸作南無之稱(함작남무지칭) :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타佛)을 부르게 하였으니
曉之化大矣哉(효지화대의재) : 원효(元曉)의 교화야말로 참으로 컸다 할 것이다.
其生緣之村名佛地(기생연지촌명불지) : 그가 탄생한 마을 이름을 불지촌(佛地村)이라 하고,
寺名初開(사명초개) : 절 이름을 초개사(初開寺)라 하였으며
自稱元曉者(자칭원효자) : 스스로 원효라 한 것은
蓋初輝佛日之意爾(개초휘불일지의이) : 모두 불교를 처음 빛나게 했다는 뜻이다.
元曉亦是方言也(원효역시방언야) : 원효도 역시 방언이니,
當時人皆以鄕言稱之始旦也(당시인개이향언칭지시단야) : 당시 사람들은 모두 향언(鄕言)으로 시것을 새벽의 시작이라고 했다.
曾住芬皇寺(증주분황사) : 그는 일찍이 분황사(芬皇寺)에 살면서
纂華嚴䟽(찬화엄소) : <화엄경소(華嚴經疏)>를 지었는데,
至第四十廻向品(지제사십회향품) : 제4권 십회향품(十廻向品)에 이르러
終乃絶筆(종내절필) : 마침내 붓을 그쳤다.
又嘗因訟(우상인송) : 또 일찍이 송사(訟事)로 인해서
分軀於百松(분구어백송) : 몸을 백송(百松)으로 나눴으므로
故皆謂位階初地矣(고개위위계초지의) : 모든 사람들이 이를 위계(位階)의 초지(初地)라고 말했다.
亦因海龍之誘(역인해룡지유) : 또한 바다 용의 권유로 해서
承詔於路上(승조어노상) : 노상에서 조서(詔書)를 받아
撰三昧經疏(찬삼매경소) : <삼매경소(三昧經疏)>를 지었는데,
置筆硯於牛之兩角上(치필연어우지양각상) : 붓과 벼루를 소의 두 뿔 위에 놓았으므로
因謂之角乘(인위지각승) : 각승(角乘)이라 했다.
亦表本始二覺之微旨也(역표본시이각지미지야) : 이것은 또한 본시이각(本始二覺)이 숨어 있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大安法師排來而粘紙(대안법사배내이점지) : 대안법사(大安法師)가 이것을 헤치고 와서 종이를 붙였는데
亦知音唱和也(역지음창화야) : 이것은 또한 지음(知音)하여 서로 창화(唱和)한 것이다.
旣入寂(기입적) : 그가 세상을 떠나자
聰碎遺骸(총쇄유해) : 아들 총이 그 유해(遺骸)를 부수어
塑眞容(소진용) : 소상(塑像)으로 진용(眞容)을 만들어
安芬皇寺(안분황사) : 분황사에 모시고,
以表敬慕終天之志(이표경모종천지지) : 공경하고 사모하여 종천(終天)의 뜻을 표했다.
聰時旁禮(총시방례) : 설총이 그때 곁에서 예배하자
像忽廻顧(상홀회고) : 소상이 갑자기 돌아다보았는데,
至今猶顧矣(지금유고의) : 지금까지도 돌아다본 그대로 있다.
曉嘗所居穴寺旁(효상소거혈사방) : 원효가 일찍이 살던 혈사(穴寺) 옆에
有聰家之墟云(유총가지허운) : 설총이 살던 집 터가 있다고 한다.
讚曰(찬왈) : 찬하여 말한다.
角乘初開三昧軸(각승초개삼매축) : 각승(角乘)은 처음 <삼매경(三昧境)>의 축(軸)을 열었고,
舞壺終掛萬街風(무호종괘만가풍) : 무호(舞壺)를 마침내 만 거리의 바람에 걸었도다
月明瑤石春眠去(월명요석춘면거) : 달 밝은 요석궁(瑤石宮)에 봄 잠 깊더니
門掩芬皇顧影空(문엄분황고영공) : 문 닫힌 분황사에는 돌아다보는 소상만 쓸슬하다.
'산과 들 > 발길이 머무는 곳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모와 가족 나들이 (0) | 2022.02.21 |
---|---|
매향리 평화 역사관에서 (0) | 2022.02.21 |
문경새재와 모심정 (0) | 2022.01.31 |
물 위를 걸어가니 (0) | 2022.01.18 |
주상절리 일출 (0) | 2022.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