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산과 들/들길 따라서 96

배롱나무 숲 속에서

배롱나무 아래서                                                   산골어부붉은 꽃잎들이 대롱대롱 매달려매롱매롱거리며 웃는다.무더위에 지친 여름날에산사를 물들인 배롱나무꽃.보잘 것도 없는 작은 꽃들이떼를 지어 피고지고 또 피어장마와 여름을 지나 가을 문턱을 넘는다, 오늘도 붉은 배롱은대롱대롱 매달려소리없이 배시시 웃는다.  단풍처럼 물든 배롱나무꽃낙엽처럼 떨어진 꽃잎들도빗물에 젖고 이슬에 젖어하늘과 땅을 물들인다.잡초같은 매롱나무꽃.     내일도 붉은 배롱은대롱대롱 매달려벌나비를 기다릴까 ?   여름이 가도 배롱은석달 열흘 피는 백일 동안.아니, 피고지고 또 핀 백일 동안.꽃잎 하나 주워드는 사람이 없어도기나긴 여름밤과 낮을 버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