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과 머무름 속에서

건축문화 35

오크밸리 뮤지엄 "산"에서

안도 다다오 빛으로 빚은 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뮤지엄산   예술가가 경이롭게 여겨지는 이유는 신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자연의 모습까지 창조물에 담아낼 수 있어서가 아닐까? 빛을 담아내는 두 명의 예술가가 있다. 뮤지엄산은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 두 예술가의 숨결이 깃든 곳이다. 안도 다다오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다. 제주의 지니어스로사이, 본태박물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제임스 터렐은 설치 미술가다. 마술 같은 작품을 선보여서 그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예외 없이 팬이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빛'이다. 빛을 다루는 솜씨가 감탄을 자아낸다. 두 사람은 협업을 많이 했는데, 그 진수를 만나볼 수 있는 미술관이 바로 뮤지엄산이다. 관람 중심의 기존 미술관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도산잡영(陶山雜詠) 도산서당(陶山書堂)과 농운정사(隴雲精舍)

초가삼간(草家三間)과 수간초옥(數間草屋) 퇴계집 퇴계선생연보 제1권 39년 (경신) 60세 도산서당(陶山書堂)이 완성되다. 이로부터는 또 호를 도옹(陶翁)이라 하였다. 당(堂)은 3칸인데 마루는 암서헌(巖栖軒)이라 하였고, 방은 완락재(玩樂齋)라 하였다. 정사는 7칸인데, 농운정사(隴雲..

전통건축의 처마길이

경복궁 근정전의 처마와 추녀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 ? 우리나라의 전통건축물에서 지붕은 참으로 거대하다.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전통건축물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본채와 비슷한 규모의 지붕으로 구성되어 멀리서 보면 본채는 보이질 않고 지붕만 보인다. 이는 목구조에 지붕재인 기와 뿐만 아니라, 초가와 너와에서도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석조건축인 서양건축과는 사뭇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전통건축물을 답사하면서 지붕의 곡선미와 추녀의 아름다움을 예찬하지만, 그 지붕을 만들어내는 건축환경의 기후적 측면이나 그 재료와 구조에 반영되는 건축요인들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전통건축물의 고찰에서도 각부재의 명칭과 공포의 형식 등을 다룰 뿐, 그 부재의 특성이나 기능에는 침묵한다. 전통건축..

건축문화/예술 2013.12.13

건축법 일조권과 일사량

충주시의회가 건축법 제61조(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를 충주시 조례로 개정하여 통과시켜 충주시가 시끄럽다. 일조권과 채광면적에 관한 규정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밀접한 관계법규로 건축법에서 일조권에 따른 건축행위를 제한하는 것이지만, 많은 지방단체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토지이용을 극대화한다는 명목으로 조례규정을 악용하여 도시의 주거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건축법 제61조(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의 일조권에 따른 건축물의 높이와 인접 건축물 간의 거리 제한을 완화시키는 충주시 조례안은 한마디로 말해 건축업자와 토지소유자의 돈벌이를 위한 것으로 그로 인해 발생되는 주거환경의 악화와 과밀화에 따른 도시 병폐화 현상은 충주시에 살고 있는 충주시민에게 부메랑이 되어 되돌..

건축문화/전통 2013.11.07

패시브 하우스와 창호지

창호지와 문풍지 영창, 들창, 갑창, 봉창, 흑창, 바라지창, 눈꼽째기창, ~~~~전통건축의 창호에서 영창과 갑창(흑창)은 왜 필요할까 ? 또 들창과 봉창은 무슨 용도로 만들어 졌을까 ?전통건축의 주거시설인 가옥에서 창호는 크기도 작고 폐쇄적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후가 겨울에는 춥고,여름에는 덥고 습하여 가옥의 벽체는 흙으로 쌓고, 바닥은 온돌을 깔고, 창문은 가급적 작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전통가옥은 추운 겨울을 대비한 폐쇄적 공간으로 형성되지만 무더운 여름철을 지내기 위한 대청마루나 누각 등은 서민의 가옥보다는 사대부의 가옥에서 개방된 공간형태로 나타난다. 일부에서는대청마루나 누각도 붙박이문을 설치하여 밀폐된 공간을 만들지만 용도에 따라 문을 개폐할 수도 있다.즉 전통건축에서의 난방과 단열문제는 ..

건축문화/예술 2013.04.12

폐사지의 복원과 중창불사에 대하여

어떤 절대권력도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는 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 역사 속에 존재한 유적들 또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복원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파괴되어 그 잔재의 일부가 남아 후세에게 전한다.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이라는 대부분의 건축물들 중에서 축조 당시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 ? 특히 동양의 건축물들은 목조건축의 특성상 화재에 취약하여 천 년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최근까지 잔존하는 천년고찰도 수많은 수난과 중창불사를 거쳐서 이어져 온 것이며, 시대에 따른 불교관의 변천으로 사찰의 배치는 물론이고, 부처님 뿐만 아니라 조형물까지도 그 해석을 달리하여 전해진다. 중학교 수학여행 때 처음 본 통도사와 고등학교 때 다시 본 통도사와..

한국의 고건축 - 도산서원과 초가삼칸

전통건축의 온돌과 마루에 대하여 정리하다가 학창시절에 고건축물을 답사하던 곳 중에 도산서원의 도산서당이 생각이 나서 암서헌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남겨본다. 1985년도에 도산서원을 답사했을 때는 도산서당의 암서헌이란 마루의 중앙부에 일종의 통풍구로 마루널이 간격을 두고 틈이 있어 여름철에는 그 틈으로 통풍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서 다시금 자료들을 검토해 보니, 기억과는 달리 툇마루의 마루널이 통풍을 위하여 일정한 간격을 두고 깔려 있었다. 당시의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이지만, 도산서당의 툇마루는 특이한 마루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도산서당의 담장은 정우당 구간을 담을 쌓지않아 또 다른 공간미를 연출하고 있었다. 한국의 건축사에서 도산서원은 대표적인 서원건축의 하나이다. 서원건축물은 사찰과 달리 옛성현들..